열여섯 번째, 소스(SoSS)
우즈, 미켈슨을 꺾다.
더 매치, 챔피언스 포 채리티
‘골프의 황제’ 타이거 우즈가 ‘2020 더 매치: 챔피언스 포 채리티’에서 2년 전 연장전 패배를 안긴 필 미켈슨을 상대로 1홀 차 짜릿한 우승을 거뒀습니다.
미국 프로 풋볼(NFL)의 전설적인 선수인 패이턴 매닝과 톰 브래드와 팀을 이뤄 치러진 이번 대회는 수많은 골프 팬들의 이목을 집중 시키며, 미국 케이블 TV 골프 중계 사상 최대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포볼방식으로 치러진 전반 3번 홀에서 우즈-매닝 팀이 버디를 잡아 기선제압을 한 후 줄 곳 앞서며, 3홀 차 선두로 전반 홀을 마감했습니다. 후반 9홀에서는 미켈슨-브래디 팀이 이글을 기록하는 등 반격에 나섰지만 2개 홀 만회에 그쳐 우승은 우즈-매닝 팀에게 돌아갔습니다.
장대비가 내리는 악천후 속에서도 우즈와 미켈슨은 서로 짓궂은 농담을 주고받으며, 유쾌하게 경기를 마무리했습니다. 경기 직후 우즈는 “Covid-19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이들을 위해 이렇게 큰돈을 모을 수 있는 건 멋진 일이다. 마땅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6월의 투어소식
LPGA 투어는 Covid-19의 여파로 모두 취소 혹은 연기되면서, 아쉽게도 6월에는 골프 여제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되었네요.
다행히 PGA 투어 대회는 무관중으로 재개한다고 하네요. 아래 각 대회별 관전 포인트를 확인해 보세요.
JUN/11~14
2020 찰스 슈왑 챌린지
대회가 열리는 ‘콜로니얼 컨트리 클럽’은 1936년도에 설립되었으며, 토속적이면서 편안하고 비교적 엄격한 코스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전장은 짧은 편이지만 도그레그 홀이 많고, 러프가 짧은 버뮤다그래스로 조성되어 있어 볼이 떨어진 뒤 롤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정확도가 높은 골퍼에게 유리한 골프장으로 정평이 나 있는 곳입니다. 디팬딩 챔피언으로 출전하는 케빈 나 선수를 비롯한 PGA 투어 선수들의 날카롭고 정확한 샷 전쟁을 주목해 보세요 ~!
*도그레그 홀: 개의 뒷다리처럼 코스가 굽어져 홀 컵이 바로 보이지 않는 홀을 일컫는 말로 휘어진 방향에 따라 우도그레그 혹은 좌도그레그 홀이라고 부릅니다.
*버뮤다그래스: 서양 잔디의 한 종류로 ‘우산잔디’ 라고도 하며, 특히 태국의 골프장에 많이 식재됩니다. 버뮤다그래스는 입이 매우 짧고, 거칠고, 두터워 정확히 임팩트 하지 못하면 상당한 거리 손실을 볼 수 있습니다.
JUN/18~21
RBC 헤리티지
경기가 열리는 하버 타운 골프 링크스는 전장이 6,973야드(파 71)로 PGA 투어 대회 코스 중 가장 짧지만 페어웨이가 좁고 그린의 굴곡이 심해 스코어 관리가 쉽지 않습니다. 선수 별로 전략적인 코스 공략법을 비교해서 보는 것이 관전 포인트!
JUN/25~28
트레블러스 챔피언십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의 우승상금이 약 126만 달러 (한화 14억 8천만 원_2019년기준)로 비교적 규모가 큰 대회입니다. 하지만 직전에 치러진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의 여파로 많은 선수들이 출전을 포기하고 휴식을 취하기 때문에 그동안은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에서 탑 랭커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Covid-19 가 PGA 투어를 강타하면서 대회가 고픈 선수들이 몸 풀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세계 랭킹 20위 중 무려 15명이 출전한다고 하니, 탑 랭커들의 화려한 샷 행진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절호의 찬스입니다.
PGA투어의 4대 메이저 대회
PGA 투어에서 메이저라 불리는 대회가 있습니다. 역사와 전통, 상금 등이 일반 대회 보다 많고 모든 선수가 출전하고 싶어 하며, 권위를 지닌 대회를 의미합니다. 한 해에 몇 개 대회가 만들어졌다가 사라지지만 메이저 대회는 끊임없이 개최되면서 수많은 스토리와 스타들을 배출해 왔습니다. ‘MAJOR’ 말 그대로 주요하고 중대한 대회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마스터스 _그린 재킷의 영광
4대 메이저 대회 중 가장 먼저 시작하는 마스터스는 다른 메이저 대회들과는 달리 초청된 선수들만 출전할 수 있어 프로골퍼라면 누구나 참가 하고싶은 꿈의 무대입니다.
1934년 마스터스 대회가 최초로 오거스타 내셔널 GC에서 개최되었을 때는 대회명이 달랐습니다. ‘오거스타 내셔널 인비테이셔널’이라는 이름으로 개최 후 5년 동안 개최가 되었는데 대회 주최자인 존슨이 ‘마스터스’라는 이름이 겸손하지 못하다며 거부했기 때문이죠.
마스터스 대회는 스타와 전통이 키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멘 코너 (11,12,13번 홀이 너무 어려워 붙여진 이름), 흰색 캐디 복장, 오프닝 티 샷 등 마스터스를 상징하는 전통은 많지만, 가장 유명한 것은 당연히 우승자가 입는 그린 재킷입니다.
마스터스 대회의 상징인 그린 재킷은 1937년, 당시 대회 관계자와 일반 갤러리를 구분하기 위해 관계자들이 처음 입기 시작했습니다.
우승 재킷의 전통은 1949년 샘 스니드가 대회 우승 후 그린 재킷을 걸치면서 시작되었고, 챔피언이 다음 챔피언에게 이 재킷을 입혀주는 전통으로 더욱 유명해졌습니다.
1997년 마스터스가 새로운 골프의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당시 21세 타이거 우즈는 18언더파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그 후, 마스터스는 코스를 더 길고 좁은 페어웨이를 만들고, 러프를 기르며 코스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지만 우즈를 결코 막지 못했습니다. 우즈는 이후 세번 더 오거스타를 정복하며 마스터스의 전설로 우뚝 섰습니다.
PGA 챔피언십 _PGA 협회 역사와 함께
PGA 챔피언십은 메이저대회 중 두 번 째로 치르는 경기입니다. 기존에는 메이저 대회 중 제일 마지막에 열리는 대회였으나 전세계를 강타한 폭염으로 작년부터는 더위를 피해 개최 시기를 앞당기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PGA 챔피언십은 메이저 대회의 마지막 챔피언을 가르는 대회가 아니게 되었죠.
1916년, 골프계를 아마추어 골퍼들이 지배하고 있던 시절에 백화점 재벌인 로드먼 워너메이커가 프로 골퍼와 골프관련 정계 인사를 소집하고 긴 회의 끝에 PGA 협회를 설립하게 됩니다. 그리고 워커는 더 나아가 프로 대회를 개최하기 위해 2,500달러와 트로피(워너메이커 컵), 메달 등을 내놓았습니다. 협회는 이를 받아들여 1916년 최초의 PGA 챔피언십이 개최되게 되었습니다. 사실 워너메이커는 골퍼들의 스폰서를 통해 본인의 제품을 홍보할 목적으로 대회 개최를 제안했지만 현재는 프로 골퍼들의 도전의 무대가 되었습니다.
1957년 대회까지는 매치플레이 방식이었습니다. 매 홀 승부를 겨뤄 18홀 기준으로 이긴 홀이 많은 사람이 승자가 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2-3개 양파를 기록해 스코어가 엉망이 되어도 이긴 홀 수가 많으면 게임에서 이기는 게임 방식입니다. 그러나 골퍼들의 실력이 서로 비슷하다 보니 4라운드에서 게임이 끝나지 않고 연장 승부를 펼치는 것이 부지기수였다고 합니다.
오늘날과 같은 목-일요일 스트로크 방식으로 정착된 것은 1958년 대회부터 입니다.
2009년엔 양용은 선수가 한국 선수 최초로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거머쥐었습니다. 최종 라운드에서 타이거 우즈에게 드라마 같은 역전 우승을 거뒀는데, 2017년 미국 골프채널이 선정한 역대 PGA 챔피언십 명승부 7위에 선정될 정도로 멋진 경기였습니다.
U.S. 오픈_ 악명 높은 코스를 순회하며, 챔피언을 가르다
미국골프협회(USGA)에서 주최하는 U.S. 오픈은 메이저 대회 중 가장 많은 상금이 걸린 최대 규모의 골프 대회입니다. 규모의 경제를 보여주듯 매년 최대 상금을 걸고 최고의 선수와 최고의 코스를 섭외합니다. 코스를 굉장히 까다롭게 세팅하는 까닭에 깊은 러프와 헤어나올 수 없는 벙커, 좁은 페어웨이의 코스로 선수들은 지옥과 천당을 경험합니다.
또 하나의 특징으로는 동타의 우승자를 가리는 연장전이 서든데스 방식이 아니라 18홀 라운드를 추가로 운영하여 우승자리를 가리는 방식으로 대회를 운영합니다. 1895년 U.S. 아마추어골프 대회가 끝난 뒤 승부를 가르지 못한 미국 선수와 영국 선수들이 9홀을 뉴포트 골프 코스에서 추가로 실력을 겨룬 데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U.S. 오픈은 이름 자체가 의미하듯이 프로선수 및 규정에 맞는 핸디캡(USGA 기준 1.4미만)을 가진 아마추어 선수라면 국적과 출신을 막론하고 모두 이 대회에 참가할 수 있습니다. 대회 전 수차례에 걸쳐 미국 각 주에서 예선전을 치르고 예선을 통과한 선수들은 결선에 진출하게 됩니다.
1913년 전직 캐디 출신 아마추어 골퍼인 프란시스 위멧은 연장 18홀에서 당시 프로 선수였던 헤리 바든과 테드 레이를 꺾고 U.S. 오픈 챔피언 타이틀을 손에 쥐게 됩니다. 이 우승은 매우 이례적으로 당시 뉴욕 타임즈 1면을 장식하기도 했는데요. 상류층의 전유물이었던 골프가 대중적인 스포츠로 각광받는데 촉매 역할을 한 ‘골프 역사상 가장 중요한 순간’으로 기록되었습니다.
위멧의 역사적인 우승 스토리는 ‘지상 최고의 게임 (The Great Ever Played)’ 제목의 영화로도 제작되었다고 하니, 꼭 시청해 보세요!
디 오픈(The open)_모든 골퍼들의 로망, 클라레 저그
골프 규칙을 모두 관장하는 영국왕립골프협회 (R&A)이 주관하는 골프 대회인 디 오픈은 영국에서 일년에 한번 열리는 큰 대회이자 미국 이외의 나라에서 열리는 유일한 메이저 대회입니다.
‘브리티시 오픈’이라고도 불리우는 디 오픈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오픈’ 이라는 뜻으로 종주국인 영국인들의 자존심을 드러내는 명칭입니다.
또한, 디 오픈은 U.S. 오픈과 같이 여러 골프장을 순회하며 대회를 치르는데,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골프 코스만을 고집하기 때문에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의 9개 링크스 코스*스코트랜드 해안 근처에 위치한 모래언덕의 황야지대에서만 대회가 열립니다.
모든 골퍼들의 로망인 ‘클라레 저그’는 디 오픈의 챔피언 트로피입니다. 클라레 저그는 19세기 말 인기를 끌었던 프랑스 부르도 산 적포도주를 담아 먹던 유리와 은을 소재로 만든 작은 술병을 부르던 말이지만, 지금은 디 오픈의 우승 트로피를 일컫는 말로 더 유명해졌습니다. 클라레 저그에는 빼곡히 새겨진 역대 챔피언 이름 옆에 새로운 챔피언의 이름을 새기는 전통은 그 특별함을 더합니다.
2014년 제146회 디 오픈 챔피언십 조던 스피스는 최종라운드에서 매트 쿠차를 3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지만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13번홀에서 스피스의 티샷이 강하게 슬라이스가 되면서 공은 관중들을 지나 깊은 러프 지역으로 떨어졌습니다. 깊은 고민 끝에 스피스는 언플레이어 볼을 선언하고 홀과 공이 있던 곳을 연결하는 직후방에서 볼을 드롭하여 플레이를 이어갔습니다. 골프용품을 수리하는 대형 벤 근처의 애매한 위치에 드롭 된 볼을 하이브리드로 받아 친 세컨 샷이 정확하게 그린 옆에 떨어졌고 웨지 샷으로 그린으로 연결한 뒤 1퍼트로 보기를 기록했습니다. 자신감을 되찾고 버디- 이글- 버디-버디를 몰아치더니 4개 홀에서 5타를 줄여 역전 우승을 거머쥐었습니다. 13번 홀에서 스피스가 보여줬던 놀라운 집중력과 집념이 만든 보기는 ‘골프 역사상 가장 위대한 보기’ 였다고 평가됩니다.